두 글자 요한복음 연재(11): 서로 작당해서 다 해 먹고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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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글자 요한복음 연재(11):
서로 작당해서 다 해 먹고 있군!
권혁정 교수
가나 혼인 잔치 사건과 성전 시위 사건은 둘 다 유대교를 개혁하고 대체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새 시대가 도래했음을 나타낸다는 면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정결 의식에 사용되던 물이 포도주로 바뀌는 사건은 율법과 의식으로 대표되는 물이 그리스도의 새 시대를 상징하는 포도주로 ‘대체’된 것을 이야기합니다. 성전 시위 사건 또한 유대교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메시아적 행동인 ‘정화’와 ‘개혁’으로 해결된 것을 의미합니다.
성전 시위 사건은 처음(2:13)과 끝(23절)이 유월절에 대한 언급으로 되어있습니다. 주님은 유월절이 가까이 다가올 때 예루살렘에 올라가셨습니다(13절). 그리고 유월절에 거기서 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표적을 행하셨습니다(23절). 이 성전 시위 사건이 ‘유월절’이라고 하는 틀(frame)로 수미(首尾)를 둘러싸고 있다고 하는 사실은 결국 세례 요한이 1장에서 지적한 대로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어린양, 즉 유월절 어린양으로 이 땅에 오셔서 죽으심으로 성전을 정화하고 회복시키실 것임을 암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유월절이 되면 예루살렘에서 약 30킬로미터 이내에 있는 이스라엘 사람들은 누구나 예루살렘 성전으로 올라와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월절을 지키기 원하는 사람들은 원근 각처에서 예루살렘으로 몰려왔습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살던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은 일생에 한 번은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 성전을 향해 순례의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래서 유월절을 맞아 예루살렘에 운집한 인파가 200만 명을 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성전에 들어가려면 입장료로 반 세겔(Half Shekel)의 성전 세를 내야 했습니다. 이때 성전에 내는 돈은 거룩해야 된다고 해서 성전 안에서만 통용되는 별도의 화폐를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타국에서 온 사람들은 자국 화폐들을 성전 화폐로 환전을 해야 했습니다. 또한 성전에서 유월절 제사드리기 원하는 사람은 짐승을 끌고 왔습니다. 먼 지방에 있는 사람들이 짐승을 끌고 여행하는 일이란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서 짐승을 직접 끌고 올 필요 없이 돈만 가지고 오면 성전 안에서 짐승을 살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자연스럽게 돈 바꾸는 환전소와 짐승을 살 수 있는 가축 시장이 성전 근처인 감람산 지역에 세워지게 되었습니다. 이 환전소와 가축 시장은 산헤드린 공의회가 관할하고 있었습니다.
환전소와 시장을 통해서 엄청난 돈이 들어오게 되자 돈독이 오른 대제사장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여 성전 내부 소위 ‘이방인의 뜰’이라고 불리는 곳에 또 하나의 환전소와 시장을 개설하였습니다. 그래서 장사꾼들이 한쪽에서는 돈을 바꾸어 주고 다른 한쪽에서는 제사에 필요한 비둘기나 양이나 소를 팔았습니다. 결국 환전과 가축 장사를 해서 남는 엄청난 차액은 고스란히 상인들과 성전 귀족들의 손아귀에 들어갔습니다. 성전 제사는 뒷전이고 서로 작당을 해서 다 해 먹고 있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해묵은 성전 관행에 대해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부패한 종교 지도자들에 감히 맞설 용기가 없어 다들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었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성전 귀족들의 행위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 본 칼럼은 아래 책 “두 글자로 풀어내는 복음서와 사도행전”을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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